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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들기도, 눈 뜨기도 어렵다면? 불면증 아닌 ‘이 질환’ 의심해야

아무리 일찍 침대에 누워도 쉽게 잠들지 못하고, 그 탓에 아침에 일어나기가 너무나도 힘들게 느껴지는 날들이 있다. 그런데 이러한 증상이 계속해서 반복되는 경향을 보인다면 수면장애의 한 종류인 ‘수면위상지연증후군(delayed sleep phase syndrome, dsps)’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정상적인 수면 패턴을 유지하기 어려운 수면위상지연증후군이란 무엇일까밤에 잠들기 힘들고 아침에 일어나기도 어렵다면 수면위상지연증후군 떄문일 수 있다|출처: 게티이미지뱅크일주기 리듬 깨져 발생하는 ‘수면위상지연증후군’, 불면증과 차이는수면은 뇌에 적절한 휴식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체온 조절, 호르몬 분비 등 생명 유지를 위해 필수적인 활동이다. 이렇게 사람들이 잠에 들었다 깨어나는 주기를 두고 ‘일주기 리듬’이라고 하는데, ‘수면위상지연증후군’은 이러한 일주기 리듬이 깨지면서 발생하는 수면장애다. 일주기 리듬이 깨지면 수면에 관여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과 세로토닌 등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기 때문에, 정상적인 수면 패턴을 찾기 어려워지는 것이다. 이러한 일주기 리듬은 해외 시차를 자주 경험하는 경우, 교대 근무 등으로 생활 패턴이 불규칙할수록 쉽게 깨지는 편이다. 또한 장시간의 전자기기 사용도 일주기 리듬에 영향을 미친다. 잠이 오도록 유도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은 빛이 있으면 제대로 분비되지 못하는데, 늦은 시간까지 전자기기를 사용하거나 업무를 하느라 빛에 노출되면 호르몬이 제대로 분비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른 연령대에 비해 비교적 미디어 노출량이 많은 청소년기부터 청년기 사이에 더욱 흔하게 나타나는 수면장애라고 알려져 있다. 수면위상지연증후군이 있으면 늦은 밤을 지나 새벽이 될 때까지도 잠들기 어려워하고 아침 일찍 일어나기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인다. 잠들기까지 어려움을 겪는다는 점에서 불면증으로 오인하는 경우도 많은데, 불면증은 잠들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깊게 잠들기 어려워해 자주 깨어나고 수면 시간이 매우 짧다는 것이 주요한 특징이다. 그런데 수면위상지연증후군은 일단 한번 잠들기 시작하면 깊이 잠드는 것이 어렵지 않으며, 취침 시간대가 늦어질 뿐 총 수면 시간이나 수면의 질 자체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불면증과 구분된다. 그러나 학교나 직장 등에서 일상생활을 해야만 하는 경우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늦게 잠든 상태에서 억지로 일어나 일상을 살아가야 하는 만큼 아침에 제시간에 일어나지 못하거나 만성적인 수면 부족에 시달려 일상에까지 지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문제다. 또 수면이 부족하면 △만성 두통 △잦은 피로감 △신경과민 △집중력 저하 △면역력 저하 등 다른 문제까지 동시에 찾아올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생활습관 교정 등으로 일주기 리듬 되찾아야수면위상지연증후군은 일주기 리듬의 변화로 인해 나타나는 질환인 만큼 이에 대한 관리가 필수다. 일주기 리듬은 규칙적인 생활습관으로 교정하는 것이 최우선인데, 해가 떠 있는 낮 시간대에는 가급적 깨어 있으려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집안에 있기보다는 야외에서 30분 이상 햇볕을 충분히 받는 것이 도움이 된다. 햇볕을 쬐면 낮 시간대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하고, 밤에 한꺼번에 분비되도록 해 원활하게 잠드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잠들기 3~4시간 전 가벼운 운동을 하거나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고, 잠들기 전에는 전자기기를 사용하지 않는 등 숙면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멜라토닌은 빛을 받으면 제대로 분비되지 못하기 때문에, 스마트폰의 작은 불빛이라도 잠드는 데에 방해가 될 수 있는 만큼 가급적 꺼 두는 것이 좋다. 만약 이렇게 생활습관을 교정했는데도 불구하고 수면위상지연증후군이 잘 나아지지 않는다면, 인공조명을 활용해 적절한 시간에 빛을 쬐는 광치료를 받거나 소량의 멜라토닌을 복용하는 등으로 치료해야 한다. 불면증 치료에 사용하는 수면제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 편인데, 총 수면 시간이나 수면의 질에는 비교적 영향이 적기 때문이다. 수면 일기를 작성하는 것도 수면위상지연증후군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잠자러 가는 시간 △실제로 잠에 든 시간 △잠에서 깨는 시간 등을 일주일 이상 작성해 두면 수면 패턴을 파악할 수 있고, 문제점을 확인해 더욱 정확한 치료를 받을 수 있다. 만약 다른 수면장애가 동반된 것으로 의심되는 경우라면 수면 일기 외에도 수면다원검사를 받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